청소년 91%, 용돈 모바일로 받고 페이로 결제…경제 감각 키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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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EE 작성일25-03-23 20:46 조회2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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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지불하고 거스름돈 받는 경험 필요
수 개념 알기 시작하면 용돈 교육 가능
처음 용돈 교육은 동전으로 시작하기
가장 중요한 경제교육은 ‘합리적 선택’
중학교 1학년 태호는 매달 모바일 계좌로 용돈을 받는다. 간식을 사먹는 일부터 학용품 구입까지, 대부분 카드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놀거나 밥을 사먹으면 (엔)N분의 1을 하기 때문에 모바일 페이 역시 필수다. 모바일 계좌에 숫자로만 용돈이 찍히다 보니, 돈을 쓰는 감각과 절제력이 떨어진다. 매월 둘쨋주에 이르면 한달치 용돈을 다 쓰고 추가로 용돈을 받거나 비상금을 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태호의 부모 역시 이런 일이 반복되자 용돈을 주는 일이 의미가 있는지 고민이다.
돈을 다루는 첫걸음, 용돈 교육
시대에 따라 아이들의 용돈 사용법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현금으로 용돈을 주고, 지갑이나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으고 보관하는 게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모바일 계좌로 용돈을 받고, 체크카드나 모바일 결제로 소비를 한다. 우리은행이 발표한 한국 청소년의 라이프스타일 보고서 ‘틴즈 다이어리’(Teens Diary)에 따르면 응답자의 91.4%가 용돈을 본인 명의 계좌나 선불카드로 받고 있다. 현금으로 받는 청소년은 6.8%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도 10대 전용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는 추세다. 토스가 만든 어린이와 청소년 전용 카드인 ‘토스 유스카드’가 대표적이다. 최대 50만원까지 금액을 충전해서 쓰는 방식으로, 아이 이름으로 토스앱에 가입한 후 앱에서 카드를 만들 수 있다. 토스에는 만 14살 미만 청소년 전용 ‘유스 홈’ 서비스도 있다. 아이들이 주체적인 금융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로, 가입하면 토스머니를 충전할 수 있는 전용 가상계좌가 생긴다. 이를 아이 용돈 지급과 관리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KB국민은행의 청소년 고객 전용 서비스 ‘KB스타틴즈', 부모가 은행 앱에서 자녀 계좌 거래를 조회할 수 있는 ‘페어런츠 페어링’ 서비스를 포함한 우리은행의 ‘우리틴틴’, 하나은행의 ‘아이부자’ 앱 등 아이들이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다양하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용돈 교육도 디지털 머니를 현명하게 다루는 능력을 기르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교육의 첫걸음이라는 용돈 교육의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 용돈을 통해 아이들은 소비, 저축, 예산관리 개념을 익히고 돈을 언제, 어떻게, 왜 써야 하는지를 배운다. 용돈 교육은 단순한 소비 경험을 넘어, 아이가 경제 감각을 키우는 중요한 과정이다.
용돈 교육, 언제 시작하면 좋을까
돈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용돈을 주는 것은 아이에게 혼란만 야기한다. 돈의 개념을 가르치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면 좋다. 마트나 시장, 문구점 등을 갈 때 아이가 직접 돈을 지불하고 거스름돈을 받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교육이다. ‘엄마표 경제교육’을 쓴 성유미 작가(자녀경제교육 커뮤니티 깨비드림 대표)는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용돈은 ‘쓰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스스로 돈을 쓰기 시작하는 때, 초등학교 입학 후에 용돈 지급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돈은 쓰는 것 외에도 저장과 가치 측정의 기능도 하기 때문에, 수 개념을 알기 시작하는 나이 때부터는 용돈 교육이 가능하다”고 용돈 지급의 시기를 제안한다.
기본적인 돈 개념이 잡히면, 용돈 지급을 조금씩 시도해볼 수 있다. 처음에는 현금으로 지급해 돈의 감각과 흐름을 좀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 용돈기입장이나 관련 앱을 이용해 용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활동도 함께 해보자.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부터는 모바일 계좌로 용돈을 지급해볼 수 있다.
돈 쓰는 과정 직접 정리하도록 독려
모바일로 용돈을 주고 쓰는 일은 편리하지만, 부모들의 고민은 한편으로 깊어진다. 지폐를 직접 만지는 경험이 없으면 돈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성유미 작가 역시 “경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합리적 선택'인데, 선택의 연습을 하려면 내가 가진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직불카드나 모바일 페이는 돈이 빠져나가는 게 눈에 보이지 않아서 이런 한계를 자각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에 성 작가는 “처음 용돈 교육을 할 때는 가급적 동전으로 시작하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용돈이 가득 있었을 때와 과자를 한봉지를 사먹은 후에 가벼워진 주머니의 무게를 느껴보면서 생각하는 소비 습관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로 용돈을 주기 시작했다면 ‘보이지 않는 돈’의 위험성을 아이에게 꼭 알려주자. 아이에게 소비를 시각화하는 습관을 들여주면 좋다. “이번 주 지출 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볼까?” “내가 원하는 물건을 사려면 몇 주 동안 용돈을 모아야 할까?” 등의 질문을 던지며, 아이가 돈 쓰는 과정을 직접 정리하게 독려해보자. 아이와 함께 월별 소비 차트를 만들어보거나, 특정 기간 동안 아이가 과소비하는 특정 지출 항목을 제한하는 연습을 해볼 수도 있다.
두 번째로 용돈 일부는 계좌로 지급하고, 일부는 현금으로 지급해 모바일 결제와 현금 사용의 차이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도 추천한다. 이때 아이가 직접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입금해보게 하거나, 마트에서 현금을 사용해보는 경험을 하면 더 좋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균형 잡힌 경제 감각을 기를 수 있다.
모바일 용돈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디지털 금융의 가장 큰 장점은 소비 내역이 자동으로 기록된다는 점이다. 일일이 기록하는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소비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한 달 예산을 설정하고, 앱에서 소비 내역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예산 관리 개념을 익힐 수 있다.
한편, 용돈을 받는 것만으로는 돈의 소중함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아이들이 돈을 직접 벌어보는 경험을 하면, 더 효과적으로 돈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집안일을 돕고 보상을 받는 ‘용돈 미션제’를 운영하거나, 플리마켓에서 직접 물건을 판매하거나, 안 쓰는 물건을 중고 거래로 정리하는 경험을 함께 해보자.
일관성 있고 명확한 보호자 태도 중요
아이에게 용돈을 줄 때는 몇 가지 원칙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일관성 없는 방식으로 용돈을 주거나, 필요할 때마다 주면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다. 먼저 용돈은 아이가 돈을 직접 다루며 배우는 기회여야 한다. 직접 돈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보호자가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대신 “어떻게 사용했는지 나중에 이야기해 볼까?” 같은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 좋다.
돈을 쓰는 경험도 중요하다. 무조건 저축을 강요하는 것보다 아이가 소비를 하면서 실수도 해봐야 경제 개념을 키울 수 있다. 불필요한 물건을 샀다가 후회하는 경험, 한번에 용돈을 쓰고 곤란해지는 경험들도 모두 합리적인 소비 습관을 위한 과정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용돈을 주다 보면 아이가 하루 만에 다 써버리거나, 아예 용돈을 모으지 않고 무분별하게 소비하는 등의 문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아이가 용돈을 빨리 쓰고 추가 용돈을 요구할 때는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추가 용돈이 필요한 경우를 사전에 구체적으로 정해보고, 특별한 경우(학교 행사, 생일 선물 구매 등)에는 예외적으로 추가 지급할 수 있도록 한다.
용돈이 부족하면 빚을 지려고 하는 아이도 있다. 이럴 때는 “이번주 용돈에서 5000원을 빌리면, 다음주 용돈에서 갚아야 해. 그래도 괜찮을까?” 하고 선택권을 주면서 대출 개념을 가르쳐줄 수 있다.
성유미 작가는 “용돈 교육을 할 때, 내 아이만 돈이 없어서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될까봐 용돈에 관대한 부모님이 많다”며 “아이들이 손을 벌린다고 무조건 돈을 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용돈 안에서 짜임새 있게 사용하되, 부족하면 대안으로 홈 아르바이트나 대외 활동으로 추가 용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유미 작가가 추천하는 또 하나의 유용한 방법은 ‘용돈 계약서’ 작성이다. 그는 “가급적이면 ‘계약서'의 형태로 쌍방이 모두 지킬 수 있는 용돈 규칙을 만들면 좋다”며 “계약서 형태로 만들어서 도장을 찍는 순간, ‘내 이름 걸고 약속한 것'의 무게감을 부모도 아이도 느낄 수 있다”고 용돈 교육의 노하우를 전했다.
디지털 시대에도 용돈 교육의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 아이가 돈을 직접 관리하면서 경제 개념을 익히고, 책임감 있는 소비 습관을 기르는 교육이 중요하다. 현금과 디지털 결제의 균형을 맞추고 스스로 돈을 관리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건강한 경제 습관을 갖춘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박은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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