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교육은 자립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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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생 부모의 어린 시절에는 경제교육이라는 게 딱히 없었다. 저축이 전부였던 시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이 교과 공부 외에 경제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적지 않은 금액을 용돈으로 받고 있고, 아이들 스스로 용돈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천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도 경제교육이라 하면 막연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어린이 경제교육은 용돈 교육을 포함하여 경제 개념 익히기, 경제 대화하기, 금융 습관 잡기까지 교육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은 경제로 돌아간다. 일상의 모든 것은 경제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실생활에서 경험하는 모든 대상이 경제교육의 소재가 될 수 있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자신을 둘러싼 사회에서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부모나 선생님을 통한 안내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마트, 식당 등 어느 곳이든 카드나 간편 결제 서비스 없이는 사용 불가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주일 안에 현금으로 결제해 본 기억이 없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초등학생보다 더 어린 영유아 아이들은 동전 하나, 지폐 한 장 모아가는 저축의 개념을 익힐 기회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점점 실물화폐를 보기 어렵다. 동시에 유튜브와 소셜 미디어에서는 소비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초등교사로서 학부모로서 이 현실을 체감하며 교실과 가정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걱정되었다. 아직 아이들은 경제 개념도 모르고 돈을 다루는 법은 못 배웠는데, 돈을 쓰는 감각은 날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아이의 일상생활을 경제교육의 대상으로 삼고 교실과 식탁에서 대화를 통해 자주 알려 주었다.
“왜 비싼 물건은 사면 안돼?”, “왜 돈은 아껴 써야 해?”, “꼭 일해서만 돈을 벌 수 있어?”, “카드는 돈이 아닌데 어떻게 계산하는 거야?”처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묻는 아이의 질문에 아이 수준에 맞는 안내가 필요하다. 국어, 사회, 수학, 실과 등 교과와 연계하여 현명한 선택, 기회비용, 신용의 중요성에 대해 안내해 주었다.
우리는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고 교육을 받아왔으며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좋은 직장이 행복과 여유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아이가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면 결국 돈도 잘 벌고 알아서 잘 모으고 잘 쓰게 될까?
자녀가 올바른 경제 습관과 사고력을 갖춘다면 부모가 애써 물려주는 자산을 지키고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때마다 다가오는 판단의 순간에 현명한 선택을 하여 자신을 지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중한 가족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돈에 대한 교육은 결국은 독립을 위한 것이다.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받으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성장할 수 있다. 자신의 인생을 주도해서 결정할 수 있다. 그렇게 성장한 성인은 그 자녀도 분명 그렇게 가르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