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제교육, 초등학교부터 조기에 이뤄져야 - 최성용 서울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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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경제교육 강화를 교사들이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초등학생 때부터 조기 경제교육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 8일 초중고 교사 12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가정신 및 경제교육 교원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사의 97.1%가 ‘학교의 경제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적절한 교육 시작 시기로는 초등학교(67%), 중학교(23.8%), 고등학교(8.6%) 순이었다. 현재 정규 교육과정에서 경제는 고등학교 선택과목으로만 개설되어 있다. 더구나 이 조사에서 교사 60.1%는 자신의 경제지식 수준에 대해 ‘낮음’이라고 평가했다. 제대로 된 경제교육 도입이 시급함을 말해준다.
세계적 석학인 미국의 경제학자 존 갤브레이스 박사는 경제학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주요 관심사를 이해하는 것과 같다고 갈파했다. 청소년들의 균형 잡힌 경제상식 습득, 경제현상에 대한 올바른 판단 능력 함양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발전에 꼭 필요한 교육목표다.
금융 선진국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경제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2003년부터, 영국은 2014년부터 경제교육을 강화했다. 영국은 초등학생에게 수입과 지출, 저축, 대출과 이자, 세금, 사업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기초 재무를 가르치고 공립 중고등학생들에게는 개인 예산 관리, 임차계약서 작성과 같은 금융 문해 교육을 의무적으로 한다. 싱가포르도 초등학생 때부터 실생활 재무 교육을 하고 고등학교에선 금융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1940년대 후반 이래 국민경제교육을 실시 중이다.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대학, 언론기관 등이 청소년 경제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다.
미국이 오늘날 ‘벤처 강국’이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조직적으로 진행되는 ‘경제교육’이 그 바탕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또 미국의 민간단체 ‘경제교육위원회’는 교사를 대상으로 경제교육 방법까지 컨설팅해주고 있다.
일본은 1968년 ‘일본경제교육센터’를 설립, 초중고교의 경제교육 활성화를 위해 관련 자료 작성 및 경제교육연구소 활동 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교육은 1980년대 말에 비로소 시작되었다. 청소년 경제교육 프로그램들은 2002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및 한국경제신문 등에서 시도된 바 있다.
앞으로 경제교육, 특히 조기 경제교육의 필요성은 점증될 것이 확실하다. 우리의 경제교육이 보다 효율적으로 확대 실시되고 성과를 거두려면 기본적인 경제원리를 학생들이 체화하도록 돕는 경제교육이 조기에 이뤄질 수 있는 교육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아울러 민간부문 차원의 경제교육 전담기구를 대폭 늘리는 것과 함께 다양한 교재 개발, 정부 경제정책 신뢰도 제고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최성용 서울여대 명예교수최성용 서울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