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산업 역동성 회복이 한국경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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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6%로 하향조정했다. 국내적으론 정치적 불확실성과 내수부진이 심화하는 데다 세계 경제 또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 경제는 수십 년간 빠른 산업화와 기술발전을 이뤘으나 기존 노동과 자본이란 생산요소 투입에 따른 성장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분야 등에서 신생기업의 진입과 비효율기업의 퇴출도 어려워지는 등 코로나19 이후 기업 생태계의 유연성도 저하됐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원인으로 시장의 과도한 규제, 비효율적인 금융지원, 기술혁신을 뒷받침하는 정책부재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주요국들은 반도체, 배터리, AI(인공지능), 바이오산업 등 미래 핵심산업을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육성책을 추진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
한국 경제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단순한 산업 지원을 넘어 기업이 자율적으로 혁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과제다. 현재 정부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AI 등 첨단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기조는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신산업 창출을 위한 기업 투자환경 조성, 혁신 금융시스템 구축, 한계기업 구조조정, 기술혁신정책 개선 등 산업 전반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존 정책의 한계를 보완하고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정책방향을 더욱 유연하게 조정할 시점이다. 정책의 패러다임을 기존 특정산업 중심에서 탈피해 신산업 육성, 기업혁신, 금융지원, 구조조정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즉, 기존 산업정책이 첨단산업 육성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전체적인 산업 역동성을 높이는데 역량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
여기서 우선 중요한 점은 한계기업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산업혁신도 없다는 것이다. 한계기업이 늘면 산업의 활기를 떨어뜨리고 산업구조 전환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한계기업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보다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퇴출되도록 구조조정을 강화하는 게 좋다. 기업 구조조정 절차를 효율화하고 재정적으로 건전한 기업이 스스로 성장하는 환경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시장수요를 반영한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민간부문의 혁신능력을 최대한 활용토록 정부 지원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전적인 연구·개발환경을 위해 유연한 예산지원과 인센티브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과제는 단순한 경기부양이 아니다. 근본적인 산업 역동성을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존 정책의 틀을 깨고 기업의 혁신을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신산업 중심의 투자확대, 혁신 금융시스템 구축, 기업 구조조정, 기술혁신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적 접근도 필요하다. 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반적인 산업정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할 시점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소장소장